패션 업계에서 디자인을 실현 가능한 옷으로 구현하는 실무 전문가
패션 업계에도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제로 착용 가능한 멋진 옷으로 만드는 전문가, 바로 ** 테크니컬 디자이너 (Technical Designer)** 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내수 브랜드에서는 한 명의 디자이너가 디자인부터 기술 검토까지 전부 담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글로벌 브랜드나 수출 중심의 의류 벤더에서는 디자인과 기술 개발이 철저히 분리되어 있어, 테크니컬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욱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이 역할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특히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의류 브랜드에서는 디자이너와 별개의 역할로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직무입니다.
테크니컬 디자이너 (Technical Designer)란?
때로는 디자이너가 원하는 디자인이 실제 옷이 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대량 생산에는 맞지 않은 봉제 방법이 사용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모든 것이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실제 사람이 그 옷을 입었을 때 매우 불편하다거나 기능적으로 불편한 옷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패션 브랜드에서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디자인 스케치를 바탕으로, 이를 실제로 제작 가능하고 착용 가능한 옷으로 완성해내는 실무 중심의 전문가입니다.
이들은 디자인의 의도를 살리면서도 좋은 품질의 제품이 적절한 가격에 만들어지고,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편안한 착장과 디자인으로 제품이 생산되도록 기술적으로 설계하는 역할을 합니다. 말하자면, 패션 산업에서 디자인과 생산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주요 업무
디자인 실현을 위한 Tech Pack 개발
디자이너가 구상한 스케치를 바탕으로, 실제 생산을 위한 **사양서 (Tech Pack)** 를 작성합니다. 이 문서에는 치수 (Spec), 봉제 방식 (Construction), 부자재, 디테일 포인트, 라벨, 프린트 위치 등 의류 제작에 필요한 모든 기술적 정보가 포함됩니다.
디자인 콘셉트를 '문서로 번역'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샘플 피팅 및 핏 검토
디자인 스케치와 디자이너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샘플을 마네킹이나 실제 피팅 모델에 입혀봅니다. 샘플이 정확하게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맞게 만들어졌는지, 핏(Fit), 밸런스(Balance), 착장 시 불편함, 어색한 디테일, 활동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합니다.
필요하다면 샘플의 각 부위 치수(measurement spec)를 수정하고, 실제 타깃 고객에게 맞는 표준 사이즈와 일관성 있는 핏이 유지될 수 있도록 **그레이딩(Grading)**도 함께 검토합니다.
생산성 및 현실성 확보
디자인이 예쁘더라도, 실제로 생산이 불가능하거나 단가가 너무 높다면 상품성이 없습니다.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봉제 구조, 공정 순서, 소재 특성 등을 고려해 생산성 높은 방향으로 봉제방식을 제안하고, 제품 단가와 완성도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해법을 찾습니다.
또한, Trim이나 Artwork (프린트, 자수, 라벨 등)의 위치가 핏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입니다.
Communication Bridge 역할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와 생산팀/공장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브릿지 역할도 합니다. 디자이너의 요구사항을 기술 언어로 해석해 생산팀에 전달하고, 반대로 공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한계를 디자이너에게 설명하면서 조율합니다.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테크니컬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역량이 필요합니다.
패션 디자인에 대한 이해
디자인 의도를 파악하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시장의 트렌드를 해석할 수 있는 패션 디자인에 대한 이해와 심미적 감각이 필요합니다.
패턴 및 봉제에 대한 실무 지식
옷이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하고 구조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므로 패턴, 봉제 기술, 재료 선택 등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문제 해결 능력
핏 불량, 구조적 결함, 봉제 문제 등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분석적 사고력과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
디자이너, 패턴사, 바이어, 생산팀, 해외 공장 등 다양한 직군의 전문가들과 원활하게 협력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해외 바이어나 공장을 상대할 경우도 있어서 언어적인 부분의 능력도 필요합니다.
시간 관리 및 멀티태스킹 능력
수 많은 스타일을 동시에 개발하고, 일정에 맞춰 업무를 조율하는 시간 관리 능력과 조직력이 필요합니다.
어떤 배경이 필요할까?
테크니컬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일반적으로 필요한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전공: 패션 디자인, 의류학, 패턴 관련 전공
- 경험: 패턴 실습, 샘플 피팅, Tech Pack 작성, 인턴십 등
- 우대: 외국어 능력 (특히 수출 벤더는 필수), 실무 경험, 글로벌 바이어와의 커뮤니케이션 역량
현재 국내에서는 내수 브랜드보다는 미국/유럽 바이어와 거래하는 수출 벤더에서 테크니컬 디자이너가 활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어떤 존재인가?
디자인만으로는 옷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입을 수 있고, 생산할 수 있으며,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기술의 연결이 필요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이 바로 테크니컬 디자이너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브랜드의 완성도를 책임지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패션 실무의 핵심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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